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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라는 말이 괜찮지 않을 때 "요즘 어때?" 물어보면 자동으로 나오는 말이 있다. "괜찮아." 퇴직 후에 이 말을 하루에도 몇 번씩 했다. 부모님한테도, 친구한테도, 나한테도. 근데 어느 날 밤에 소파에 누워서 천장을 보다가 깨달았다. 나는 괜찮지 않았다. 불안했다. 통장 잔고가 줄어드는 게 눈에 보였고, 이직은 언제 될지 모르겠고, 매일 뭔가를 하는데 성과가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도 "괜찮아"라고 말하고 있었다. 왜 그랬을까. 감정을 숨기는 이유 심리학에서는 이걸 '감정 억압'이라고 한다.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면서도 표현하지 않고 덮어버리는 것이다. 특히 한국 남자들에게 흔하다. "남자가 그런 걸로 힘들어하면 안 되지"라는 무의식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 문제는 감정을 숨긴다고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쌓인다. 작은 불.. 2026. 3. 31.
매일 기록했더니 달라진 것들 매일 기록했더니 달라진 것들 퇴직 후 첫 주,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기억이 안 났다. 아침에 일어나서 뭘 했는지, 점심은 먹었는지, 저녁에 뭘 했는지. 시간이 많아지니까 오히려 하루가 흐릿해졌다. 회사 다닐 때는 회의, 업무, 마감이라는 구조가 있었는데, 그게 사라지니까 하루가 물처럼 흘러갔다. 그래서 시작한 게 데일리 노트다. 거창한 일기가 아니라, 그냥 오늘 뭘 했는지 적는 거다. 노션에 날짜를 적고, 한 일을 체크하고, 간단한 메모를 남긴다. 3주가 지나니까 단순한 기록이 예상 못 한 변화를 가져왔다. 기록이 보여주는 불편한 진실 기록의 첫 번째 효과는 자기 객관화다. 머릿속으로는 "나 꽤 열심히 했는데"라고 생각하지만, 기록을 보면 현실이 보인다. 저녁에 하기로 한 영어 공부를 일주일 중 하루.. 2026. 3. 30.
이직 준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를 때 이직 준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를 때 퇴직서를 내고 일주일이 지났을 때, 막상 "이제 뭘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직하겠다고 마음먹었는데, 정작 뭘 먼저 해야 하는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 채용 공고를 뒤적여 보지만 자격 요건이 낯설고, 이력서를 열어보면 막막하고, 링크드인 프로필은 2년 전에 멈춰있다. 나도 그랬다. 반도체 업계에서 거의 10년을 보냈는데, 새로운 분야로 옮기려니 신입사원 때보다 더 막막했다. 그때는 최소한 "일단 지원하면 되지"라는 단순함이 있었는데, 경력직 이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다. 첫 번째: 일단 채용 공고 30개를 읽어라 지원하라는 게 아니다. 그냥 읽어라. 가고 싶은 회사, 관심 있는 포지션의 채용 공고를 30개 정도 모아서 읽으면 패턴이 보인다. 어떤 기.. 2026. 3. 29.
비교하지 않고 나만의 속도로 가는 법 — 커리어 전환자를 위한 멘탈 관리 퇴직 후, 남들과 비교하기 시작한 순간 회사를 나온 지 3주쯤 됐을 때, 링크드인을 열었다가 멘탈이 흔들렸다. 전 직장 동료는 승진했고, 대학 동기는 스타트업 CTO가 됐고, 후배는 해외 취업에 성공했다. 나는 뭘 하고 있지? 집에서 파이썬 독학하고, 블로그 글 쓰고, 영어 쉐도잉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 10년 가까이 일했는데, 지금 내 모습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그 감정이 하루 종일 머릿속을 맴돌았다. 비교는 왜 이렇게 자동으로 될까 심리학에서는 이걸 '사회적 비교 이론'이라고 한다. 사람은 자기 자신을 평가할 때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라 주변 사람과의 비교로 판단한다. 특히 퇴직, 이직, 커리어 전환처럼 정체성이 흔들리는 시기에 비교 본능이 더 강하게 작동한다. 문제는, SNS에서 보는 건 남들의 .. 2026. 3. 28.
30대 직장인이 새벽 5시에 일어나는 법 — 모닝루틴 실험기 새벽 6시, 퇴직 후 처음 시작한 모닝루틴 퇴직하고 처음 2주는 매일 9시, 10시에 일어났다. 알람 없이 자는 게 이렇게 행복한 거였나 싶었다. 그런데 3주차부터 이상한 일이 생겼다. 하루가 순식간에 지나가고, 저녁에 "오늘 뭐 했지?" 하는 자괴감이 밀려왔다. 그래서 실험을 시작했다. 새벽 6시 기상. 반도체 엔지니어 시절에도 못 했던 걸 퇴직하고 나서야 해보겠다니, 아이러니하지만 진짜였다. 왜 하필 새벽이었을까 퇴직 후 시간은 넘쳤지만, 문제는 '저녁 시간'이었다. 저녁에 하려던 영어 공부, 코딩 연습 — 달성률이 11~16%밖에 안 됐다. 하루 종일 이것저것 하다 보면 저녁엔 에너지가 바닥이었던 거다. 19일 동안 매일 기록을 분석해보니 답이 나왔다. 중요한 일은 오전에 해야 한다. 저녁의 나를 .. 2026. 3. 27.
반도체 박사가 Python 독학 3주째 — 솔직한 현실 반도체 박사가 Python 독학 3주째 — 솔직한 현실저는 나노광학 박사입니다. 반도체 fab에서 TEM 계측 엔지니어로 일하다 3월 초에 퇴직했고, 지금은 ASML이나 KLA 같은 외국계 반도체 장비사의 AI Application Engineer 포지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문제는, 저는 AI를 모른다는 겁니다. Python도 3주 전에 처음 열었습니다. 왜 갑자기 AI인가반도체 계측 분야가 바뀌고 있습니다. 올해 초 Photonics Spectra에서 "Metrology Moves to the Frontline of Semiconductor Innovation"이라는 기사가 나왔는데, 계측이 더 이상 보조 역할이 아니라 반도체 혁신의 핵심 축이 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특히 AI와 계측의 결합이 핵심.. 2026. 3.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