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커리어 성장

면접관은 "뭘 아느냐"보다 "뭘 만들었느냐"를 본다

by 용뱀88 2026. 4. 1.
반응형

커리어 취업 관련 이미지

 

이직을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조언이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라"였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경력 10년인데 이력서에 쓸 게 넘치지 않나? 그런데 막상 새로운 분야로 지원서를 쓰려니까 문제가 생겼다. 이전 회사에서 한 일은 많은데, 지금 가려는 곳에서 원하는 걸 보여줄 게 없었다.

 

반도체 공정 경력은 화려했지만, AI 엔지니어 포지션에서 요구하는 건 전혀 다른 종류의 증거였다. "머신러닝 할 수 있습니다"라는 말 대신, "이런 데이터로 이런 모델을 만들어봤습니다"를 보여줘야 했다.

 

포트폴리오는 완벽할 필요 없다

 

포트폴리오라고 하면 거창하게 느껴진다. 깃허브에 별이 수백 개 달린 프로젝트를 떠올릴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경력 전환자의 포트폴리오는 그럴 필요가 없다. 면접관이 보고 싶은 건 세 가지다.

 

첫째, 이 사람이 실제로 코드를 짤 수 있는가. 둘째, 문제를 정의하고 풀어가는 사고 과정이 있는가. 셋째, 도메인 지식과 새로운 기술을 연결할 수 있는가. 이 세 가지를 보여주는 프로젝트 하나면 충분하다.

 

나는 이전 직장에서 매일 봤던 반도체 SEM 이미지를 떠올렸다. 이 이미지에서 결함을 자동으로 분류하는 AI 모델을 만들면 어떨까. 기존 경력과 새로운 기술이 만나는 지점이었다. 완벽한 모델이 아니어도, "이 사람은 반도체를 알면서 AI도 할 수 있구나"를 보여줄 수 있다.

 

포트폴리오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방법

 

1단계: 내 경험과 연결되는 주제를 찾는다

완전히 새로운 분야의 프로젝트보다, 이전 경력과 연결되는 주제가 훨씬 강력하다. 마케터라면 고객 데이터 분석, 제조업 출신이라면 공정 데이터 예측, 영업 경력이라면 매출 예측 모델. 면접관 입장에서 "왜 이 프로젝트를 했는가"가 자연스럽게 설명되기 때문이다.

 

2단계: 공개 데이터셋을 활용한다

회사 데이터는 당연히 못 쓴다. 대신 캐글(Kaggle)에 공개된 데이터셋이 수천 개다. 내 도메인과 비슷한 데이터를 찾아서 분석하고 모델을 만들면 된다. 데이터가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부족한 데이터를 어떻게 전처리했는지를 보여주는 게 실력 증명이다.

 

3단계: 과정을 문서화한다

코드만 깃허브에 올리면 아무도 안 본다. README에 프로젝트의 목적, 접근 방법, 결과, 한계점을 정리해야 한다. 블로그에 과정을 연재하면 더 좋다. 면접에서 "이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해주세요"라는 질문이 나왔을 때, 이미 글로 정리해 둔 사람은 자연스럽게 답할 수 있다.

 

포트폴리오가 주는 예상 못 한 효과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진짜 가치는 결과물 자체가 아니다. 만드는 과정에서 실력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온라인 강의를 100개 들어도 안 되던 것이, 실제 프로젝트를 하나 하면 되기 시작한다. 에러를 만나고, 해결하고, 또 막히고, 또 해결하는 그 과정이 진짜 실력이 되는 순간이다.

 

그리고 하나 더. 포트폴리오가 있으면 자신감이 생긴다. "나는 아직 준비가 안 됐어"라는 생각이 "아직 부족하지만 이 정도는 했어"로 바뀐다. 이 작은 변화가 지원 버튼을 누르게 만든다.

 

이직을 준비 중이라면, 이력서를 다듬기 전에 프로젝트를 하나 시작해보라. 작아도 된다. 캐글 데이터셋 하나 다운받아서 분석해보는 것부터. 그 하나의 프로젝트가 이력서 열 줄보다 강한 이야기가 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