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블로그 글쓰기와 발행을 6개월간 자동화해봤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자동 양산'은 보기 좋게 실패했습니다. 이 글은 AI가 진짜 잘하는 구간과, 끝내 사람이 해야만 하는 구간을 직접 부딪혀가며 가른 기록입니다.
글 쓰는 시간만 줄이면 될 줄 알았다
블로그를 꾸준히 못 하는 이유는 늘 똑같습니다. 시간이 없고, 빈 화면 앞에서 첫 문장이 안 써집니다.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AI에게 맡기면 매일 한 편씩 올릴 수 있지 않을까?"
클로드(Claude)나 챗GPT 같은 도구는 실제로 그게 됩니다. 주제만 던지면 몇 분 안에 한 편이 나옵니다. 처음 한 달은 신이 났습니다. 그런데 그 길의 끝에서 만난 건 트래픽도, 수익도 아닌 반복되는 거절 메일이었습니다.
AI가 정말 잘하는 것
먼저 공정하게, AI가 진짜 잘하는 것부터 적겠습니다. 6개월 써보니 이 구간은 사람이 따라가기 어려울 만큼 강합니다.
- 빈 화면 깨기: 초안을 0에서 1로 만드는 속도. 막막함이 사라집니다.
- 구조와 목차: 흩어진 생각을 소제목으로 정리하는 능력.
- 자료 조사·요약: 긴 문서나 여러 출처를 빠르게 추려줍니다.
- 반복적인 발행 작업: 제목·본문·태그를 넣고 발행까지, 지루한 기계 노동.
특히 마지막 항목은 제가 직접 발행 자동화까지 시켜봤습니다. 글의 '뼈대'는 분 단위로 나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블로그 자동화는 완성된 것처럼 보였습니다.
끝내 부딪힌 벽 — "가치없는 콘텐츠"
솔직하게 고백하겠습니다. 자동 양산으로 채운 블로그는 광고 승인 심사에서 여러 번 거절당했습니다. 사유는 매번 똑같았습니다. "가치 없는 콘텐츠."
처음엔 글 개수가 부족한 줄 알았습니다. 아니었습니다. 글을 더 찍어낼수록 오히려 멀어졌습니다. 한참 뒤에야 진짜 이유를 알았습니다.
AI가 매끄럽게 써낸 글에는 '정보 증가(Information Gain)'가 없었습니다. 검색하면 이미 널려 있는 내용을, 조금 더 매끄럽게 다시 정리했을 뿐이었습니다. 더 결정적인 건 이겁니다 — AI가 쓴 글은 누가 써도 똑같습니다. '나'라는 1차 정보가 0이었습니다. 내 경험도, 내 실패도, 내 숫자도 없는 글. 심사하는 쪽이 "가치 없다"고 한 건 냉정하지만 정확한 진단이었습니다.
자동화하다 만난 함정들 (실제 기록)
기술적으로도 자동화는 생각만큼 매끈하지 않았습니다. 직접 해본 사람만 아는 디테일을 남겨둡니다.
- 한글이 깨진다: AI가 만든 글을 그대로 입력하면 띄어쓰기와 공백이 어긋났습니다. 특히 복사·붙여넣기를 하면 눈에 보이지 않는 공백 코드(
)가 잔뜩 끼어듭니다. 이게 쌓이면 "기계가 쓴 글" 티가 납니다. 티스토리는 '기본 모드'가 아니라 '마크다운 모드'로 붙여넣어야 이 문제가 사라집니다. - 발행 단계의 오류: 자동화는 발행 버튼 위치가 화면마다 어긋나기도 하고, 본문 단락의 순서가 뒤바뀌는 일도 있었습니다. 사람이라면 0.5초에 알아챌 걸, 자동화는 그대로 올려버립니다. 그래서 규칙 하나 — 발행 직전 사람 눈의 검수는 생략 불가.
작은 문제처럼 보이지만, 이런 디테일이 쌓여 "성의 없는 블로그"라는 인상을 만듭니다.
그래서 지금은 이렇게 씁니다 — 사람과 AI의 역할 분담
6개월의 시행착오 끝에 정리한 분담입니다.
AI에게 맡기는 것: 초안, 구조, 자료 조사, 발행의 기계적 작업.
사람이 하는 것: 1차 경험, 사실 확인, 문체(목소리), 그리고 "이걸 굳이 내가 쓸 이유."
여기에 실전 팁 다섯 가지를 더합니다.
- 본문 중 한 단락은 무조건 내 1차 경험으로 채운다. 내 숫자, 내 실패, 내가 겪은 장면.
- 숫자와 사실은 직접 검증한다. AI는 그럴듯하게 틀립니다.
- 티스토리에는 '마크다운 모드'로 붙여넣는다. (보이지 않는 공백 코드 방지)
- 출처를 밝힌다. 참고한 자료를 적는 것만으로 신뢰가 올라갑니다.
- "나를 빼도 이 글이 성립하나?" 성립하면, 그 글은 버립니다.
결국 살아남는 글
과장 없이 말하면, AI는 최고의 보조였지 저자는 아니었습니다. 6개월의 결론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자동화가 줄여주는 건 '시간'이지 '나'가 아닙니다.
검색 결과 어디에도 없는 글, 나를 빼면 무너지는 글 — 결국 살아남는 건 그런 글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블로그도 방향을 바꿨습니다. 더 빨리 찍어내는 대신, 더 느리더라도 내 경험을 담기로.
이 글을 쓴 사람
8년간 한 분야를 공부하다 번아웃으로 멈춰 섰고, 지금은 회복하며 AI 도구로 다시 일과 글쓰기를 시작한 사람입니다. 이공계 연구·계측 분야에서 오래 일했고, 도구를 '맹신'하기보다 '직접 부딪혀 본 기록'을 남기려 합니다.
참고: 본문의 광고 승인 심사 기준(콘텐츠 가치·독창성)과 'Information Gain' 개념은 구글 검색 품질 관련 공개 가이드 및 실제 심사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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